[뉴스프라임] 국민의힘 선대위 줄사퇴…오늘 하루 무슨 일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줄사퇴했습니다.
지지율 하락 속에서 선대위 조직까지 해체에 준하는 격랑에 휩싸이며 윤석열 후보의 대선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치부 방현덕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오늘 정말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오늘 뉴스를 잠시 보시지 못하셨던 분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다소 혼란스러우실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방기자, 일단 이번 줄사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저희 취재를 종합해보면 시작은 어제입니다.
선대위 6명의 본부장, 이른바 '6 본부장'이 모여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 책임을 지고 각자 거취를 일임하자고 한 것인데요.
오늘 오전 선대위 회의 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실을 방문해, 이른바 '6본부장'을 사퇴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합니다.
선대위 해체, 재편성을 주장했던 이 대표가 바라던 거였죠.
이 두 명이 논의과정에서 본부장의 위에 있는 공동선대위원장들도 함께 사퇴시키잔 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로 사퇴 종용 전화를 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이를 거절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일단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 회의에서 본부장급 사퇴를 포함한 선대위 재편성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겁니다.
[앵커]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도 원래는 선대위 구조조정에 상당히 신중하지 않았습니까?
갑자기 입장이 전면적으로 바뀐 건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기자]
역시 지지율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신년 여론조사 상당수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결과가 나왔죠. 정권교체에 빨간 불이 들어온 건데요.
김종인 위원장은 그간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본인이 직할하는 총괄상황본부 위주로 선거전을 치르겠다, 이른바 '기동헬기론'을 주장했죠.
선대위에 합류한 지 1달이 됐지만 여전히 뭔가 잘 안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작심을 한 거로 보입니다.
[앵커]
김종인 위원장이 오후에는 이런 말을 내놨어요.
"선거기간 내가 후보의 비서실장 하겠다"…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윤핵관들을 배제하겠다, 이렇게도 들릴 수 있겠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한번 직접 들어보시고 오시죠.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의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 후보가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할 거 같으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
'비서실장 노릇'을 한다, 본인이 후보의 메시지와 일정을 모두 다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후보 자신의 의견이 있어도, 국민 정서와 맞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
그러니까 기존 비서실 조직, 혹은 이른바 '윤핵관'들이 후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해도 눈치만 보면서 제대로 통제를 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잇따른 설화가 나오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겁니다.
자신이 윤 후보의 입과 손발을 통제하겠다는 거죠.
[앵커]
여기서 연기만 잘하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는 표현, 논란이 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선 후보를 어떻게 보면 허수아비나 자신의 아바타로 인식하는 거로 비칠 여지가 있는 발언 같습니다.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유권자가 원하는 모습을 연기해 선거를 이긴다는 걸로 해석될 수도 있고요.
유권자 입장에선 선거에서 이겨도, 결국 선거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의 비판도 나와 있습니다.
"윤 후보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연기를 해서라도 국민을 속이고 '정권만 가져오면 된다'는 김 위원장의 발상은 너무 놀랍습니다" 이렇게 논평을 했는데요.
다만, 김종인 위원장은 윤 후보는 정치를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미숙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영화배우 출신인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개편 발표를 보도를 보고 안 것 같아요.
선대위 개편 발표는 아침에 나왔는데, 지금까지 윤 후보의 공식 반응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상 '패싱' 당한 걸로 보이는데요.
이 때문에 윤 후보가 곧바로 일정을 모두 취소를 하기도 했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도 굉장히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본부장급을 넘어서, 선대위원장급까지 사퇴를 종용한 것에 다소 불쾌함을 느낀 걸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김종인 위원장이 오후 윤 후보와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가 '사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다소 괴로운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수용하지 않을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가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게 오전 11시쯤인데요. 현재까지 당사에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처음에는 선대위 본부장급 사퇴가 개편의 핵심이었잖아요. 어떻게 하다 총사퇴로 이어진 겁니까?
[기자]
오후에 있었던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의 공동선대위원장직 사퇴가 불을 댕긴 걸로 보입니다.
조금 별도의 이야기일 수 있는데, 윤석열 후보 강경 지지층은 그간 후보와 갈등을 빚어온 이준석에 지지율 하락 책임을 돌리며 사퇴를 주장해왔습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일부 친윤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준석 사퇴, 혹은 지도부 총사퇴 주장을 펼 거다, 특히 친윤으로 분류되는 조수진, 김재원 최고위원이 먼저 사퇴하면서 불씨를 지필거다라는 관측 있었는데, 의총 시작부터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직을 던지면서 어떻게 보면 선수를 친 모습입니다.
어찌 됐든 선대위원장급 사퇴의 도화선이 된 걸로 보입니다.
이와 별도로 오늘 의총에선 의원들이 모두 백의종군하기로 결의했습니다....